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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수요지식·과학] 백두산 대폭발 땐 적도까지 눈 내린다

by 아자여 2011.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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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지식·과학] 백두산 대폭발 땐 적도까지 눈 내린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문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에 남북한 지질 전문가들이 모였다. 백두산의 화산 분화(噴火·화산성 물질이 지구 내부에서 표면으로 방출되는 현상)에 대한 공동 연구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조만간 2차 회의도 북측 개성에서 열릴 전망이다. 이번 회의가 아니더라도 지난해부터 학계를 중심으로 부쩍 백두산 분화와 폭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백두산이 분화한다면 언제쯤이고, 어떤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까.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궁금한 점을 알아본다.


“백두산이 1000여 년 전 수준으로 폭발한다면 그 후유증이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각할 것이다.” 부산대 윤성효(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5일 “백두산이 10세기처럼 대규모로 분화·폭발할 경우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며 “한 예로 ‘화산성(性) 겨울’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백두산 폭발 시 피해 규모는 1815년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분출이나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화산 분출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고 윤 교수는 설명했다.

 탐보라 화산이 분출한 1815년은 화산재와 이산화황(SO2) 가스가 성층권까지 올라가 태양빛을 차단하는 바람에 ‘여름이 없던 해’로 기록됐다. 미국·캐나다 동부 지역은 6월에 눈폭풍이 발생했고, 7~8월에도 호수와 강에서 얼음이 관찰됐다. 1883년 크라카타우 화산 분출 때도 이후 몇 해 동안 서늘한 여름이 계속됐다. 5년 후인 1888년 적도 지방인 인도네시아에 눈이 내리기도 했다.

 이들 화산의 분화는 화산폭발지수(VEI) 6등급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946~947년 발생한 백두산 분출은 VEI 7등급으로 규모가 더 컸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였다. 분화 당시 개성에서도 그 소리가 들렸고, 화산재는 멀리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까지 날아갔다. 발해가 갑작스럽게 멸망한 것도 백두산 분출 탓이라는 주장도 있다.

 백두산은 휴화산이 아닌 활화산이다. 지난 1000년 동안 10여 차례 소규모 분화를 했다. 가장 최근에 분화한 것이 1903년이다.

 윤 교수는 “지금 백두산은 1000년 단위의 대분출 주기와 100년 단위의 소규모 분출 주기가 함께 도래했기 때문에 정확한 시기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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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백두산 주변에서는 전조(前兆)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02년 6월 중국 동북부에서는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 여기에다 2003년에는 균열·붕괴·산사태가 이어졌다. 2004년 계곡 숲에서는 원인 모르게 말라죽은 나무들이 관찰됐다. 지하 틈새를 통해 지표로 방출된 유독가스 탓으로 추정됐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한 분석 결과 2002~2007년 천지 주변이 10㎝ 이상 부풀어 오른 것이 확인됐다. 윤 교수는 “지난해 11월 백두산에서 화산 기체인 이산화황이 솟아오르는 게 인공위성에서 관찰됐다”고 말했다.

백두산 분화는 땅속 마그마가 꿈틀대기 때문이다.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채장수 박사는 “백두산 아래 마그마가 들어차 있는 ‘마그마 방(magma chamber)’ 2~4개가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조용한 마그마 방에 뜨거운 마그마가 밀려들면 마그마 방 전체가 출렁거리고, 휘발성 가스와 수증기가 나오면서 압력이 커진다. 이렇게 쌓인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화산이 폭발한다는 것이다.

 백두산 아래 마그마의 움직임은 지각판의 이동과 관련 있다. 태평양 바다 아래 지각판인 태평양판이 일본 동해안 쪽에서 유럽·아시아 대륙을 이루는 지각판인 유라시아판과 만난다.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파고 들어가고, 그로 인해 결국은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에 마그마가 채워지는 것이다.

 백두산이 또다시 대규모로 분화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화산재와 용암의 분출 외에 홍수와 ‘라하르(lahar)’가 우려된다. 라하르는 인도네시아말로 홍수와 함께 토석이나 진흙이 뒤섞여 흐르는 상황을 말한다. 천지 호수를 채우고 있는 20억㎥의 물이 ‘공중 쓰나미’로 변해 장백폭포 쪽으로 흘러넘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해 주변 지역이 매몰되고 황폐화될 수 있다. 도로와 주택 등 인공시설물뿐만 아니라 하천과 숲 등 생태계까지 파괴될 수 있다. 이산화탄소(CO2)가 대거 배출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질식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윤수 박사는 “천지 호숫물의 순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밑바닥에는 섭씨 4도의 낮은 온도와 2~3메가파스칼의 높은 압력으로 인해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액체·기체의 혼합상태로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1986년 아프리카 카메룬의 니오스 호수 밑에서 화산이 폭발해 이산화탄소가 대거 분출되면서 주민 1700명이 순식간에 사망한 것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박사는 그러나 “목격자가 생존할 수 있었던 1903년 사례에서 보듯 백두산이 분출하더라도 항상 대규모로 폭발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백두산 분화 가능성을 작게 보는 주장도 있다. 무엇보다 2006년 이후에는 지진 발생빈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지진국 지질연구센터 활화산연구실 쉬젠둥(許建東) 연구원은 “백두산 화산이 아직 폭발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지난해 밝혔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8월 백두산 분출에 대비해 교육과학기술부·국토해양부·기상청·소방방재청 등 7개 부처로 소위원회를 구성, 국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기상청은 천리안 위성으로 화산 활동이나 화산재 확산을 감시하고 화산 분화와 폭발을 감지하기 위한 음파관측소도 연내 설치할 계획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화산폭발지수(VEI, Volcanic Explosivity Index)=화산폭발의 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화산폭발의 지속시간, 분출 높이, 분출물의 양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1등급에서 시작해 8등급까지 1등급씩 올라갈 때마다 분출물의 양이 10배씩 증가한다. 예를 들어 분출물의 양이 0.1~1㎦이면 4등급, 1~10㎦이면 5등급에 해당한다.

◆탐보라산(Mt. Tambora)=인도네시아 숨바와섬에 있는 활화산(높이 2722m). 1815년 4월, VEI 6등급에 해당하는 엄청난 분화가 일어났다. 분화 당시 2000㎞ 떨어진 수마트라섬에서도 폭발 소리가 들렸다. 1만1000~1만2000명이 직접적인 피해로 사망했고, 흉작으로 굶어 죽은 사람만 7만여 명에 달한다.



http://news.joinsmsn.com/article/844/530484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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