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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인물

“교과서는 자기 역사 중심으로 써야…북한 관련 내용 필요 이상으로 많아

by 아자여 2011.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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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는 자기 역사 중심으로 써야…북한 관련 내용 필요 이상으로 많아”
국사편찬위원회(이하 국편) 이태진(68·사진)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위원장 취임 이후 뜻 깊은 경험을 했다. 고교 한국사 교육이 실종될 위기에 있다가 부활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 이배용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장과 함께 역사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는 2012년부터 고교에서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고, 2013년부터 5급 공무원 시험과 교사 채용 때 ‘역시’(歷試·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별칭) 3급 이상의 자격증을 요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장 올해부터 국편에서 한국사 교과서 검정 기능을 맡게 됐다. 2013년 배포될 고교 교과서를 검정해야 한다. 역시를 발전시키는 일도 만만치 않다. 14일(토)에는 제11회 역시가 실시된다. 응시자 수가 10회 때보다 1만1000명 늘었다. 한국사 교육 전환기에 막중한 임무를 맡은 이 위원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국편위원장 취임 이후 변화가 있었는데.

 “초·중·고 교과서를 펼쳐보고 많이 놀랐다. 역사의 숨결이 없는 죽은 역사 지식만 나열돼 있다. 교과서 검정 업무를 맡은 기관장으로서 책무가 크다.”

 -한국사 교육 강화 방안의 의미는.

 “5급 공무원과 교사 채용시험에 역시 3급 이상을 요구한 일이다. 장기적으로 국사교육을 정상화하는 방향이 아니겠나 하고 생각했다.”

 - 수능과 연계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역설적으로 말해 잘됐다는 것이다. 수능과 연계됐기 때문에, 교과서 내용이 시험문제 장부처럼 되어 있다. 수능에서 변별도를 중시하니까 암기 대상으로 사실만 나열하는 것이다. 수능의 틀에 들어가니 역사 교육이 죽는 결과가 됐다. 흥미를 일으키는 내용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한국사 필수화 조치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어떻게 흥미를 일으킬까.

 “현재 교과서 어디를 펼쳐도 ‘왜’가 없다. 왜 이 사건이 일어났는지, 왜 이런 문화적 변화가 일어났는지 설명이 부족하다. 사건 나열만으로 흥미를 끌어낼 순 없다.”

 -교과서에 좌편향·자학적 서술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근·현대사 서술을 보면 광복 이후 좌우 두 개 노선 중에 어느 노선이 더 좋았고 옳았는지를 비교하는 식이다. 민족이 하나의 국가일 땐 민족사가 국가사이니까 문제가 없다. 민족이 둘로 나눠져 두 개의 국가가 됐다. 자기 국가의 역사를 중심으로 써야 교과서라 할 수 있다. 북쪽과 관련된 내용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 항일 독립운동에서부터 좌우로 나뉘어 전개된 역사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지금은 북쪽이 실패한 체제임은 누가 봐도 안다. 우리 역사와 문화의 자긍심을 키우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좌우를 비교하는 역사 교육은 접어야 할 때가 됐다.”

 -2013년 배포될 교과서를 검정해야 한다.

 “이배용 위원장과 협의해야 하겠지만, 지금 현행 교과서가 문제가 된 배경은 여러 가지다. 필자가 대개 5~6명인데, 교수는 1명 정도다. 새로 집필기준을 낼 때는 교수가 60%는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연구 경력 있는 교수들이 기본 작업을 하고, 이를 현장경험 있는 교사들이 검토하는 방식이 좋겠다.”

 -14일 제11회 역시가 실시된다.

 “응시자 수가 10회 때 2만5000명이었는데, 이번에 3만6000명이다. 1만1000명이 늘었다. 교사와 5급 공무원 시험에 역시 자격증을 요구한 일이 반영된 것 같다. 시험문제와 결과를 엄밀히 검토하겠다. 문제은행식으로 전환해야 하는데 준비가 덜됐다.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역시 문제가 어렵다고 한다.

 “모처럼 보는 한국사 시험이 까다로워서 우리 역사를 멀리하고 본의 아니게 싫어하게 되면 안 될 것이다. 기본적 역사 흐름과 지식을 아는 정도면 좋다고 본다.”

배영대 기자



http://news.joinsmsn.com/article/959/54359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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