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요일이지만 계획된 산행을 접고
가족들과 모처럼 용인에 있는 에버랜드로
소풍을 나섰다. 아침 8시30분경 집을 나서
영동고속도로 올라타기 전에 차량행렬로
도로는 벌써 미어터진다. 5월장미축제로
에버랜드로 들어가는 노선만 차량들이
꿈쩍도 않고 서있거나 거북이처럼 가다말
다 반복하면서 길게 늘어서 있다. 평상시
엔 이삼십분이면 충분한데 오늘은 한시간
하고도 삼십분이 더 걸렸다. 에버랜드에
가본지가 한 십년은 된것 같다. 작은애가
초등학교 졸업한 후로는 특별히 갈 일이
없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발걸음을 안한
더 큰 이유는 애들이 어렸을 때 너무 자주
데리고 가서인지 변함없는 반복된 장소에
질린 때문이다. 그당시에 회사에서 복지
차원에서 매년 에버랜드 년간 가족회원권
을 지급해준 덕분에 거의 매주 내집 정원
드나들드시 한 기억이 난다. 집도 수원이
라 해가 긴 여름날은 평일에도 퇴근 후에
가족들과 에버랜드 시원한 숲속에서 산책
을 하거나 자리를 깔고 누워 책을 읽다가
밤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곤 한 기억
이 난다. 지금이나 그때나 에버랜드 입장
료가 서민들에겐 만만치 않아, 가족수가
많을 때는 상당한 경비부담이 되어 일년
에 한번 가기에도 벅찼다. 거기에 비하면
나와 내가족은 회사의 배려덕분에 정말
소중하고 행복한 한시절을 보낸 것 같다.
아이들도 잘 자라 지금은 예쁘고 어젓한
여인들이 되어 자기들 나름대로 삶을 잘
살아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겐 어딘지
모르게 도시냄새도 아니고 시골냄새도 아
닌 에버랜드 고운 꽃들과 숲냄새가 나는
것 같다. 십여년이 지난 오늘 동행에는
세명이 더 늘어나 행복을 나눌 기회가 더
많아졌음을 감사한다. 장모님, 사위 그리
고 외손자가 그 주인공들이다.
우리는 늘 행복이라는 주변에 둘러쌓여
살아가고 있지만 그걸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고 있다. 행복보단 행운을 쫒아가는
삶은 행복을 포기하는 동시에 남의 행복
마져 짓밟는 것이 아닐는지,
「네잎크로바(행운)를 찾기 위해 주변의
세잎크로바(행복)를 밟고 다니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