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원짜리 넥타이
초등학생 아들이 아빠 생일이라고 넥타이를 선물했습니다.
동네에 있는 천원, 2천원짜리 물건들을 파는 상점에서 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넥타이 한 가운데에는 2천원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스티커가 덩그러니 붙어 있었습니다.
진한 보라색의 넥타이는 실밥이 곳곳에 터져있었지만
그래도 2천원짜리 넥타이 같지 않게 제법 멋진 디자인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야 이거 멋진데? 아빠가 이번 주일에 교회갈 때 매고 가야겠다.”
무심코 내뱉은 말에 아들 녀석은 기분이 몹시 좋아보였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온가족이 함께 교회에 가기 위해
분주한 일요일 아침을 보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면도를 하고 있는데 욕실 밖에서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오늘 아빠가 내가 사 드린 넥타이를 하시겠지?”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는 그때 했던 말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고,
유난히 더운 날씨 탓에 가볍게 입으려고 생각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국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장에 2천원짜리 보라색 넥타이를 매고 교회에 갔고,
아들은 하루종일 아빠의 넥타이 얘기를 그칠 줄 몰랐습니다.
더위에 지친 하루였지만, 아빠와 아들은 모두 행복했습니다.
아마도 아들은 주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가를 배웠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빠는 작은 사랑도 크게 기억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류 완 / 사랑의 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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