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알프스의 중심 조령산을 다시 찿아서.
들머리 절골에서 촛대바위~조령산~신선암봉~공기바위~청암사~절골로 약 6시간의 스릴넘치는 암릉과 키 큰 소나무로 울창한 능선길을 걸으면 신선이
따로 없다. 설악산을 비롯해서 우리나라엔 멋진 암릉미를 뽐내는 아름다운 산들이 많지만 그 규모나 방대한 지역에 걸쳐서 다양하게 암릉미가 펼쳐져 있는 곳은 충북알프스 만한
곳도 없다. 산행 난이도 또한 설악산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만만치 않다. 봉우리 봉우리마다 모습과 주변 조망이 놀랍도록 신비하고 아름답다. 무엇보다 신선암봉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으뜸이다. 동북쪽으로 험난하고 그림처럼 멋있게 뻗은 백두대간 능선들. 우측으론 문경 주흘산 영봉과 주능선 모습이 한눈에 아름답게 들어오고 저멀리 부봉, 치마바위 등 보기에도 한폭의 동양화다.
오늘 조령산 능선길에서 만난 타 산악회 백두대간길을 걷는 지인들. 그들은 조령3관문으로 날머리를 정해 갈길이 멀다.
우린 신선암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 건너쪽
공기바위를 거쳐 청암사로 하산한다. 7년 전인가 기억이 분명치 않지만 홀로 청암사쪽으로 내려올 때 보았던 그 때의 암자모습과는 사못 다르다. 고요하고 단아한
모습은 없어지고 사람 손때가 타서 어딘가 부자연스런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렇지만 아름드리 고목과 청태 이끼 낀 돌과 평상을 닮은 너른 바위는 그대로다. 왼편에는 끝도없이 아래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대슬랩
보기에도 아찔한 모습이다. 어느듯 임도로
내려서 오른쪽으로 맑은 계곡을 나란히 하고
절골로 되돌아 온다. 가을의 전령사 코스모스가 길 옆에서 먼저 온 가을바람에
하늘거린다. 이젠 가을산으로 여정을 준비할 땐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