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노는 여정도 아름답다
돌아오는 길, 체력이 딸려 쉬엄 쉬엄 가기로 작정한다. 출발지까지는 약 5시간 소요될 것 같다. 이포보까지
오는 길에 요기라고는 팔당대교 밑에 포장마차에서 먹었던 컵라면과 계란 3개가 전부다. 시장감이 몰려온다.
돌아가는 길에 양평의 명물 중 하나인 가마솥 곰탕이나 한그릇 먹고 싶지만 자전거 주행로 상에서는 눈뜨고 찾아봐도 없다. 그렇다고 곰탕 한그릇의 유혹에 주행로를 벗어날 여력도 없다. 하는 수 없이 마음에 드는 식단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 달린다. 주행로 주변에 있는 쉼터들의 일반 메뉴가 막걸리, 파전, 국수, 오뎅, 도토리묵 등. 평소 같으면 시장할 땐 아무거나 식욕이 돋지만 오늘따라 외면하는 내자신이 낮선 이방인 같다. 눈길을 거둬들이고
라이딩을 계속 한다. 지나는 길에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였던 몽양 여운형선생 기념관도 둘러 보고 길가에 핀 코스모스의 유혹에 못 이겨 잠시 멈추 어루만저도 보고 카메라에 담아 보기도 한다. 북한강 철교 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나도 포즈를 취하고 한장 지나는 길손에게 부탁한다.
드디어 저녁 5시 무렵 팔당대교를 지난다. 시장기가 지나쳐 이젠 허탈상태다. 결국 미사리 단골 냉면집으로
방향을 틀어 곱배기로 허겁지급 배를 채운다. 이 냉면집은 자전거를 타고 이 근처에 오면 반드시 들러는 맛집이다. 냉면을 시키면 숮불 삽겹살까지 즉석에서 구워 준다. 냉면맛이 일품이다, 한번 먹어본 사람은 다시 찾아올 정도로 별미다. 삽겹살 멋도 그만이다. 과식의 실수로 빵빵한 포만감을 느끼며 하남 넓은 강변을 해를 안고 달린다. 노을지는 서쪽 하늘과 바람에 나부끼는 넓은 갈대밭이 평화스럽고도 쓸쓸하다. 한마디로 아름다움 그 자자체다.
한시간 반 정도 지나 잠실 선착장 출발지로 다시 돌아왔다. 밤하늘 서울 야경의 불빛에 어린 한강을 바라본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다. 다음 여정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