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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겅·먹거리

[J 스페셜 - 금요헬스실버] PET, CT와 만나니 … 암, 숨을 곳이 없다

by 아자여 2011.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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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스페셜 - 금요헬스실버] PET, CT와 만나니 … 암, 숨을 곳이 없다
“CT로는 안 보이니 PET-CT를 찍어봅시다.”

 서울 강서구 김모(67·여)씨는 4년 전 난소암 수술을 받았으나 최근 암이 의심된다는 혈액검사가 나왔다.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했으나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 의료진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을 제안했다. 침대에 누워서 한 차례 왔다갔다했더니 전신이 촬영됐다. 가슴·배에 진하게 표시된 덩어리가 보인다. 이 부분을 클릭하자 몸속을 훤히 들여다보듯 선명한 사진이 뜬다. CT가 찾지 못하던 작은 암세포를 PET-CT가 찾아 난소암의 폐 전이를 확인한 것이다. 김씨는 즉시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암=만성질환”이라고 주장한다. 암이 ‘죽을 병’에서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된 것은 치료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여기에는 최첨단 진단·검진 장비가 뒤를 받치고 있다. 암 정복에 가장 크게 기여한 장비는 PET-CT다. 7분가량 이 기계에 몸을 맡기고 있으면 인체의 구석구석까지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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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비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03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뒤 2006, 2007년 무렵부터 병원들이 앞다퉈 들여왔다. PET-CT의 원조는 PET다. 70년대에 CT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과 비슷한 시기에 탄생했다. 1세대 PET다. 하지만 2000년까지 PET는 CT와 MRI에 밀려 인기를 끌지 못했다. 문제의 부위가 어느 언저리에 있는지 흐릿하게 보여주기는 했지만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1998년 CT와 결합하면서 진화를 시작했다. CT는 장기나 뼈, 혈관 등 인체조직의 위치와 생김새를 정밀하게 보여준다. 이런 CT의 영상과 PET의 영상을 하나로 융합하면서 암 세포의 위치를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CT가 위성사진으로 서울 광화문의 도로·건물·자동차 등의 모습과 위치를 보여준다면, PET는 어딘지는 모르지만 교통체증이 심하거나 인구과밀인 지역 등을 찾아낸다. 이 둘을 합하면 광화문의 교통체증과 인구과밀 등을 알 수 있다.

PET-MRI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는 “과거에는 CT·MRI·PET를 따로 찍고 번갈아 보면서 문제 부위를 찾았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았다”며 “PET와 CT를 합한 기계가 나오면서 전신을 한눈에, 정확하게 본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PET-CT는 선명도가 높은 HDTV 화질로 3차원 입체영상을 보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기 때문에 5㎜크기의 작은 암까지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촬영시간도 대폭 단축했다. 1세대 PET는 촬영에 1시간 넘게 걸렸는데 PET-CT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진단의 정확성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치료 결과도 금방 알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정원규 교수는 “이전엔 항암제를 투여한 지 몇 달 지나야 암세포가 죽었는지 알 수 있었으나 PET-CT의 등장 이후에는 바로 치료 결과를 확인해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PET-CT는 CT·MRI와 달리 전신을 보여줘 전이된 암을 찾는 데도 유용하다.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김재승 교수는 “PET-CT는 방사성 의약품을 체내에 주사해 문제 부위를 찾아낸다”며 “어떤 약을 주입하느냐에 따라 암·간질·치매·파킨슨병·심장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획기적인 기능 때문에 국내 PET-CT는 2003년 15대에서 지난해에 155대로 늘었다. 지난해 인구 100만 명당 보유 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48대)의 배가 넘는 3.15대(2008년 2.3대)에 달한다. 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병원 등은 4~5대의 PET-CT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 병원이 연간 2만 건 이상 검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PET가 또 한 번 진화했다. 지난해 12월 MRI와 결합해 PET-MRI가 탄생했다. PET-CT보다 정확도가 높고 방사선 노출량을 크게 줄였다. 뇌질환 진단에 유리하다. 부산대병원은 최근 3t 무게의 PET-MRI를 국내 처음으로 설치했고 8월부터 본격 가동한다. 서울대병원도 하반기 중 도입할 예정이다.

이주연 기자


◆PET(Positron Emission Tomography)=방사성 약물을 몸속에 주입하면 포도당·산소·도파민 등과 결합해 감마선이 나온다. 암 세포 등 문제 부위가 약물을 흡수했다가 감마선을 방출한다. 이를 컴퓨터가 읽어서 영상으로 보여준다. 1975년 미국 UCLA 대학 조장희 교수(현 가천의대 뇌과학연구소장) 등이 원리를 확립했고 81년 세계적으로 상용화됐다. 이 장치가 1세대라면 98년 CT와 결합한 PET-CT가 나왔다. 지난해 12월 3세대 격인 PET-MRI가 나왔다.



http://news.joinsmsn.com/article/916/561691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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