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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겅·먹거리

[산따라 맛따라] 푸른 숲 향기가 음식에도 그대로 녹아든 듯 -1편-

by 아자여 201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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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맛따라] 푸른 숲 향기가 음식에도 그대로 녹아든 듯

숲길이 짙으면 이끼는 푸르다. 이끼 푸른 계곡의 물빛은 희고 흰 물빛의 계곡은 악기가 되고 악단이 된다. 잔잔한 선율이 흐르는가 하면 때로는 웅장한 심포니로 울려 퍼진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8월의 어느 날 오후, 거칠게 내리던 비가 그쳤다. 축령산자연휴양림 아래쪽, 250년 수령의 은행나무가 서 있는 계곡가에 펼쳐진 평상에 앉아 비에 젖은 몸을 닦았다. 계곡은 악단이 되어 악보 없는 감동의 교향악을 계속 연주했다. 이 계곡의 물이 얼마나 좋았든지, 사람들은 축령산 자락 아래 고을을 ‘수동(水洞)’이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가 축령산의 주소지다.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의 경계에 솟아 있는 축령산(886m)은 산림청이 선정한 한국의 100명산 중의 한 산이기도 하다. 이 산은 조선왕조를 개국한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1390년경) 이곳에 사냥을 왔다가 짐승을 한 마리도 잡지 못하자 산신제를 올렸다고 한다. 이 후 이성계가 멧돼지를 잡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면서 고사(告祀)를 올린 산이라 하여 축령산(祝靈山)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축령산에는 남이(南怡,1441~1468년) 장군에 얽힌 이야기도 전해져 내려 온다. 1457년(세조 3년) 무과에 장원급제해 세조의 총애를 받은 남이 장군은 1467년(세조 13년) 이시애(李施愛)의 반란이 일어나자 이 난을 평정해 적개공신(敵愾功臣) 1등에 올랐다. 이어서 서북변의 건주위(建州衛)를 정벌할 때에도 선봉으로 적진에 들어가 적을 무찔렀다.

27세의 젊은 나이로 병조판서가 되었지만 유자광(柳子光)의 무고로 예종이 스물여덟 꽃다운 나이의 남이 장군을 능지처참의 극형으로 참혹하게 죽였다. 그러자 이 지역 사람들이 남이 장군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남이 장군과 관련 있는 이 산을 축령산으로 이름 지었다고도 한다.

축령산에는 남이 장군이 무예를 닦았다는 남이바위가 있다. 남이 장군은 ‘칼을 갈아 백두산 돌을 다 없애리라. 남아 20세에 나라를 평안토록 하질 못하면 후에 누가 대장부라 하리요’ 라는 유명한 시를 남기기도 했다. 북한강 속의 강원도 춘천 땅, 남이섬은 남이 장군의 이름에서 유래된 작은 섬으로 국내외의 많은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되어 있다.

축령산에는 수만 평에 달하는 아름드리 잣나무 숲이 유명하다. 소나무와 단풍나무, 층층나무, 물푸레, 고로쇠 등 다양한 수종이 휴양림을 뒤덮고 있다. 피톤치트의 수치가 월등히 높은 천혜의 삼림욕장인 축령산의 정상(879m)에 오르면 운악산, 명지산, 화악산, 청평호수 등의 조망이 매우 아름답다. 

축령산 정상에서 4시 방향 가평 쪽 자락은 아침고요수목원이 있고,  9시 방향 남양주 쪽에는 축령산자연휴양림이 있다. 아침고요수목원에는 일년 사계절 휴식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탐방하고, 산꾼들은 축령산자연휴양림을 산행나들목 삼아 축령산과 서리산을 오른다.



콩향기

언제나 그 맛 그대로 사람향기까지


임진왜란 때 선조임금은 의주성으로 피란을 했다. 피란살이로 먹거리가 시원찮았는데 유성룡이 어렵게 구해 온 생선을 맛 있게 드시고는 “이렇게 맛 있는 생선은 처음”이라며 이 생선이름이 무어냐고 물었다. “목어(木魚)”라는 대답을 듣고는 “더 좋은 이름으로 바꿔 보자”고 했다. 그런데 그 생선의 복부 색깔이 은(銀)빛인지라 은어(銀魚)라고 부르기로 했다.


환궁 후에도 의주성 피란 때 먹었던 그 은어 맛을 잊지 못해 수라상에 올리라고 했는데  그 때 그 맛이 전혀 아닌 것 같아 실망한 임금은 “도로 ‘목어’로 해야겠구만” 이라고 했다는데 그것이 바로 ‘도로 목어’, ‘도루묵’의 어원이 되었다고 한다.

산기슭 식당의 음식 중에는 이 도루묵 같은 것이 적지 않다. 하산길의 산꾼들은 지친 몸과 시장끼를 이기지 못해 무작정 들어간 음식점에서 맛을 음미할 겨를도 없이 허겁지겁 먹게 되는 경우가 항다반사다. 그 때 먹는 음식맛이야 시장이 반찬이라고 당연히 맛이 있을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그 맛이 잊혀지지 않아 어느 날, 가족이나 친지들과 함께 다시 찾아 가 보면 “하산길에서 먹었던 그 맛과 전혀 다르다”며 크게 실망한다는 하소연을 수없이 듣게 된다.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깊은 산자락에 있는 업소들 중에는 평일에는 손님이 없다가도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한꺼번에 몰려 들어와 정신을 못 차리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럴 때면 음식은 부실하고 업주나 종사자들의 손님 맞이는 소흘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산꾼들은 발품을 팔아서라도 제대로 하는 음식점을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두부전골 전문점 콩향기는 축령산 산행나들목 축령산자연휴양림에서 8km  거리, 수동면 운수리 사거리 교통의 요지에 위치해 있다. 업주 곽정숙(52)씨는 대학에서 호텔조리학을 공부한 분으로 음식솜씨야 기본으로 갖추어져 있고 주방요원들도 제대로 훈련된 인력들이라고 한다. 더불어 업주를 위시, 종사자 모두의 세련된 매너로 해서 많은 단골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비록 작은 면소재지이지만 서울을 비롯, 외지 손님들이 많이 찾아 오는 업소로 크게 알려졌고 한번 왔던 손님들은 다시 찾아 오더라는 업소 측의 자부심도 대단했다. ‘콩향기’의 음식은 절대로 ‘도루묵’이 될 수 없다며 업주 곽정숙씨는 환하게 웃는다. 130명 동시 이용가능. 넉넉한 주차공간에 주변 분위기가 시원하다.


메뉴  순두부, 도토리묵밥 각 6,000원. 청국장, 동태탕 각 7,000원. 내장탕 9,000원. 황태구이 1만원. 두부전골 1만7,000~2만3,000원. 두부보쌈 2만5,000~3만원.동태전골 2만8,000~3만3,000원. 3만1,000~3만5,000원.
전화번호  [콩향기] 031-592-0933
찾아가는 길  경기도 남양주주시 수동면 운수리 144. 운수교차로



햇살촌

후덕한 인정 신토불이 청국장의 명소


축령산 산행나들목 ~ 면사무소 구간, 무량사 입구에는 ‘여러분의 집 햇살촌’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청국장집 간판이 사람들의 눈을 끈다.  100%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로 전통의 맛을 내고 있다는 햇살촌은 이 지역에서 유난히 손님이 많은 집으로도 알려져 있다.

음식점에 손님이 많다는 것은 음식맛이 좋기 때문이겠지만 어떤 사람이 식당을 운영하느냐 하는 것도 음식 맛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업주 김명남(51)-김정임(44)씨 부부는 온화한 인상에 후덕한 인정으로 많은 단골 손님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현지의 정평이었다. 햇살촌은 청국장 전문점답게 식당 옆에 청국장공장을 차려 놓았다. 150명 동시 이용 가능. 주차공간 넉넉.

청국장(淸國醬)은 메주콩을 12시간 이상 불린 뒤 푹 삶아 섭씨 60도 정도로 식혀 질그릇에 담고 짚으로 싼 다음 따뜻한 방에서 섭씨 45도 정도로 유지시키면 누룩곰팡이가 번식해 발효물질로 변한다. 이때 볏짚이 지닌 균의 활성 여부에 따라 맛은 조금씩 달라지는데 콩이 잘 뜬 다음 마늘과 생강, 굵은 고춧가루와 소금 등을 섞어서 절구로 찧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쓰면 된다. 주로 고기나 두부, 고추 등을 넣고 찌개로 끓여서 먹는다. 단백질 분해효소나 당화효소 등으로 소화율이 아주 높은 식품이다.

문헌상으로 청국장이 처음 등장한 것은 1760년(영조 36년) <증보산림경제>이고,  1939년에 발행된 <조선요리법>에도 청국장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다.


메뉴  청국장, 동치미국수 각 6,000원. 시래기 갈치조림 1만8,000원(2인분),  2만6,000원(3인분) 3만2,000원(4인분)
전화번호  [햇살촌] 031-593-3314
찾아가는 길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입석리 4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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