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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여주보로 고고싱. 바깥 온도가 -2°를 가르키고 있다. 쌀쌀하다 못해 손가락이 시릴 정도로 냉기가 온몸을 감싼다. 얼른 보온병을 꺼내 뜨거운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입가심은 커피 한잔으로 마무리 한다. 오늘은 섬강 최상류 횡성댐까지 왕복이다. 편도거리로 79.2km, 왕복 약 160km. 해가 짧은 요즘에는 제법 서둘러야 하는 거리다. 카카오맵 자전거 네비에는 거의 자전거도로로 표시되어 있어 걱정없이 안전하게 섬강의 아름다운 경치도 즐기면서 달릴거라 기대했건만 소금산 유원지(간현유원지) 지나면서 거의 반 이상은 지방 공도다. 가끔씩 지나다니는 차량들과 함께 조심하면서 달려야 한다. 그리고 역시 강원도답게 오르내림이 심한 낙타등코스의 연속이다. 이제 이쪽 동네는 가을이 꼬리만 남았다. 완전 끝자락이다. 간현유원지까지는 예닐곱번은 다녀갔지만 횡성댐까지는 초행길이다. 섬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상류길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하는 썰레임을 안고 열심히 달려간다. 여행의 묘미는 역시 낮설은 것들과의 만남이 아닐까. 말로만 들어왔던 횡성댐을 오늘 드디어 만나러 간다. 초겨울 날씨라 라이더들도 뜸하게 만나며 지나치곤 한다. 공도와 강변길을 들락날락 하면서 지루한 감도 없이 달린다. 강변 넓은 갱문에는 억새풀들이 소슬한 가을바람에 흔들린다. 울긋불긋 단풍잎은 꽃답게 모두 죽어가고 은빛 머리 억새만 가을 끝자락에서 화려한 군무를 펼치고 있다. 드디어 마지막 우측으로 턴한다. 이제 횡성댐을 5km 앞에 두고 있다. 자전거로 목적지가 5km 정도 남아 있으면 다 온거나 마찬가지다. 지친 체력도 이때부터 다시 활력이 붙는다. 마지막 업힐. 드디어 댐에 올라 선다. 횡성댐 물문화관 대리석건물과 마주한다. 댐주변을 유유자적 한바퀴 돌아보면서 이곳 저곳 구경하고 물문화관 실내도 방문해 본다.벤치로 돌아와 빵 한조각, 감귤 한개로 이른 점심을 대신한다. 돌아갈 채비를 마치고 나의 여행 버킷리스트에서 또 한 줄을 지워나간다. 이제 가을따라서 남으로 떠나갈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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